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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 ‘파스타’ 88만원 세대의 자화상

윤탱여팬 2010. 1. 18. 10:59

‘지붕킥’ ‘파스타’ 88만원 세대의 자화상

[JES 심수미]
"황정음 보면서 너무 공감이 많이 가 눈물까지 났습니다. 저도 스펙이 안 좋아서 한 달 전 간신히 취직한 곳이 무척 고생스러웠거든요."(godockman)

15일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이날 '지붕킥'에선 황정음이 어렵게 취직했지만 꿈꾸던 것과 달리 차가운 현실에 부딪히는 내용이 방송됐다.

이날 극중 회사는 신입사원들을 모집 부서와 상관없이 교재 판매 할당량을 부여한 뒤 "시키는대로 안 하려면 나가라. 정신머리가 글러먹었다. 너희같이 스펙 낮은 애들을 왜 뽑았겠느냐"며 폭언했다. 정음의 남자친구 지훈은 "이런 쓰레기 같은 회사를 다닌다고 좋아했느냐. 당장 그만두라"고 화를 냈지만 황정음은 "100군데 원서를 냈는데 다 떨어졌다. 내가 취직할 수 있는 곳은 이런 곳 뿐"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많은 시청자들은 모멸감을 견디며 회사에 남아있는 황정음의 모습이 낮은 임금과 불안한 취업환경에 처한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호응하고 있다.

MBC 드라마 '파스타' 역시 시청률은 13%대로 높지 않지만 전문직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공감을 사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극중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스페라'의 주방에 새 주방장 최현욱(이선균)이 들어오며 기존 직원들이 대거 해고되고 이탈리아 유학파들로 채워진다. 남아있던 '국내파' 요리사들은 자격지심에 '유학파'와 사사건건 시비가 붙는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유학파만 살아남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글이 올라와있다.

우여곡절 끝에 복직된 공효진은 지난 12일 방송에서 요리 철학을 관철하는 주방장과 이윤을 남기고자 하는 레스토랑 사장 사이에서 마음 고생하는 막내로 나왔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직장생활을 하는 20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 장면이었다.

통계청은 17일, 작년 경기침체로 구직을 포기한 '사실상 백수'가 408만명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환란 이후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