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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 월급 60만원 가정부 세경에게 100만원 루왁커피 어떤 의미?

윤탱여팬 2010. 1. 26. 13:45

‘지붕킥’ 월급 60만원 가정부 세경에게 100만원 루왁커피 어떤 의미?

[뉴스엔 박정현 기자]
이룰 수 없는 목표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때때로 두려움으로 변모하곤 한다. 그 목표가 원대하면 원대할수록, 사람은 현실과의 괴리를 절감하고 그 목표에 대해 범접할 수 없는 경외심마저 느낀다.

25일 방송된 MBC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극본 이영철, 이소정, 조성희 / 연출 김병욱, 김영기, 조찬주, 이하 지붕킥)에서는 고가의 '루왁 커피'를 훔쳐 마시려는 광수(광수 분), 유인나(유인나 분) 커플과 이를 기어이 지켜내려는 신세경(신세경 분)의 갈등을 그린 에피소드가 코믹하게 그려졌다.

세경에게 있어 한봉에 100만원하는 커피는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존재. "한 잔에 사, 오만원이면... 쌀 한포대 값이잖아요"라고 말하는 세경은 쌀 한 포대 만큼의 현실에 가로막혀 있었다.

세경에게 있어 커피는 절대 마셔서는 안될 존재였다. 그녀에게 커피는 커피가 아닌 그 가격만큼의 가치를 의미했다. 그녀의 눈에 이를 훔치려는 광수와 인나는 현금을 절도하려는 도둑이나 마찬가지. 반면에 광수와 인나에게 그것은 그저 한번 마셔보고 싶은 고급 커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세경의 현실은 각박하기만 하다. 아버지는 빚에 쫓겨 먼 바다로 나갔고, 세경은 어린 나이에 동생과 함께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해야 했다. 불과 수십만원 하는 가정부 월급에, 서류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동생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현실을, 그녀는 너무나 분명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극 속의 세경이란 인물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실행 가능한 범위 내에서 희망을 찾는 인물이다. '식모'(가사도우미)라는 굴레에 묶여 사랑하는 이지훈(최다니엘 분)에게 고백 한마디 못한 채 가슴앓이만 하는 그녀. 동생 신신애(서신애 분)는 "언니에게 미안하지만, 언니처럼 살고 싶진 않다"고 생각한다.

세경의 이런 모습이 시청자에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바로 우리네 삶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믹한 설정의 시트콤 속에서, 밝은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부정적 측면을 제작진은 세경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편 이날 방송에 대해 '지붕킥' 시청자 게시판엔 여전히 러브라인에 대한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루왁 커피 에피 좀 씁쓸함'이라는 글을 통해 "한달에 60만원 받는 세경이가 100만원 한다는 '루왁 커피'를 열심히 지켰는데. 세경인 '루왁 커피'가 사향고양이의 똥에서 나온 것을 알면 좀 허탈할 듯. 뭐랄까, 개그 에피이긴 한데 좀 씁쓸합니다"라고 소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