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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영표 ‘정말 이렇게 끝난거야?’

윤탱여팬 2010. 6. 27. 12:50
박주영-이영표 ‘정말 이렇게 끝난거야?’[포토엔]
 
[뉴스엔 임세영 기자]

허정무 감독도 울었다. 차두리 선수도 울었다. 이청용 선수도 울컥했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눈가에는 빗물과 땀이 범벅된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에 대한민국도 울었다.

그러나 그 눈물은 대한한국이 남아공월드컵 16강전 우루과이전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흘린 눈물이 결코 아니었다. 너무나 잘 싸워줬기 때문에 흘린 기쁨의, 그래서 더욱 아쉽고 안타까워 흘린 눈물이었다.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 그리스나이지리아를 제치고 아르헨티나(조1위)와 함께 조 2위로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는 월드컵 사상 한국축구 첫 원정 16강 진출 쾌거였으며 한국인 감독이 사령탑으로 일궈낸 최고의 성과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16강 진출만으로 '기적'이라고 생각했지만 한국 국가대표팀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아직 배가 고팠다. 그들은 16강 진출이 단지 행운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박지성 선수는 한국의 16강 진출 확정후 가진 인터뷰에서 16강 진출의 어려움을 털어놓은 뒤 이와 함께 "그렇게 어려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을 볼 때 한국 축구가 그만큼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의 말에는 8강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지난 26일 오후 11시(이하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 엘리자베스에 있는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대한한국-우루과이전에서 우루과이가 1-2로 이겨 8강에 진출했다. 이를 한국이 패배했다라고 쓰기에는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아깝다. 태극전사들의 경기는 '석패'라는 말이 왜 있는가를 그대로 증명했다. 한국 선수들의 압도적인 플레이는 축구가 과정이 아닌 결과의 스포츠라는 점을 안타깝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은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행운의 여신은 우루과이의 손을 들어줬다. 박주영의 프리킥은 안타깝게도 골 포스트를 맞았고 심판은 유독 우루과이에 관대했다. 한국의 득점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전반 5분 직접 슈팅이 가능한 자리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비슷한 위치에서 득점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키커로 나섰고 오른발로 감아 찼지만 조금 빗나가며 골포스트를 맞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 전반 8분께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힘든 경기를 이끌어갔다.

한국이 힘겹게 경기를 펼친데는 심판의 너그러운(?) 판정도 한몫했다. 우루과이의 거친 태클에도 파울을 선언하지 않고 경기를 계속 진행시키기 일쑤였고 페널티킥 라인에서의 태클에도 주심은 경기를 끊지 않았다. 차범근 해설위원도 “이건 퇴장감이죠”라고 주심의 판정에 불만스러운 감정을 표현했고 배성재 캐스터는 “오늘의 주심, 부심은 모두 관대합니다”고 심판의 판정이 오심임을 전했다.

후반 23분께 이청용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끌고왔다. 계속해 우루과이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운은 정말 따라주지 않았고 후반 34반 우루과이의 수아레즈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2-1로 앞서나갔다.

갑자기 내린 비로 경기는 점점 힘들어졌다. 후반 40분께 이동국의 슈팅은 연장전으로 갈수 있는 기회를 아쉽게 날려버렸다. 비로 미끄러워진 볼은 이동국의 발에 제대로 맞지 않았고 골키퍼에게 막힌 뒤 수비가 걷어냈다. 그렇게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는 1-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경기를 더욱 아쉽게 하는 것은 2010년에도 출전한 2002년 한일월드컵 히어로들이 이번 경기를 끝으로 대거 은퇴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박지성 선수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었다. 이영표 차두리 김남일 선수와 남아공 월드컵 기간 내내 벤치를 지켜야했던 이운재 안정환 선수도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가 예정된 상태다. 끝까지 잘 싸워준 선수들과 비록 경기에 출전하진 못했지만 뒤에서 후배 선수들을 다독인 그들의 존재감에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 잘 싸워줘 고맙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원정에 나섰던 태극전사들이 29일 귀국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5시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우루과이전을 벌였던 태극전사는 27일 오후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돌아왔다. 태극전사는 하루 휴식을 취한 후 28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를 타고 홍콩을 경유해 한국에 돌아온다. 이에 따라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5월22일 일본으로 떠난 뒤 38일만에 귀국하게 됐다.

한편 가나는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 로얄바포겡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16강전 미국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공방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아프리카 국가중 유일한 16강 진출팀인 가나는 미국을 꺾고 8강에 진출,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지켰다. 가나는 전반 5분 케빈프린스가 질풍같은 30m 드리블 후 슛, 골을 성공시켜 1-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미국은 후반 반격에 나서 후반 16분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랜덤 도너번이 침착하게 차 넣어 1-1로 추격했다. 가나는 연장 전반 3분 아사모아 기안이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파고든 뒤 왼발 슛, 골망을 흔들며 2-1로 앞서갔다. 결국 가나는 미국의 맹공을 잘 견디며 2-1로 승리해 8강 진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