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Fan). 누군가를 열렬하게 애호하는 사람을 말한다. 주로 특정 가수를 응원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최근에는 아이돌 가수가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팬들의 규모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이들의 활동이 팬덤이라는 하나의 고유 문화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많은 수만큼 팬들의 활동 영역도 확실히 구분되고 있다. 주로 팬생활을 해온 기간이나 나이대에 따라 응원법이 서로 달랐다. 크게는 ▲ 주로 TV나 인터넷을 통해 응원하는 '안방순이', ▲ 공개방송과 콘서트를 찾아다니는 '공방순이', ▲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쫓는 '사생'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었다.
팬들이 직접 말하는 서로 다른 활동 영역과 그들만의 팬덤에 대해 알아봤다.
◆ 안방순이 - "TV보고 팬카페 가고…"
'안방순이'. 말 그대로 집 안방에서만 활동하는 팬들을 말한다. 좋아하는 가수들의 모습을 TV를 통해 확인하고, 모니터 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 가끔 인터넷 팬카페를 찾아 정보를 얻고, 사진을 다운로드 받기도 한다. 한 마디로 입문 단계의 팬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대로 따지면 주로 30대에게서 '안방순이'의 경향이 짙게 나타난다. 아무래도 사회적 시선이나 기반 때문에 젊은층 팬들처럼 적극적으로 나서긴 힘든 상황이다. 대신 본방사수, 인터넷 글 업데이트 등에 능숙해 뒤에서 가수들을 받쳐주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SS501 팬인 주부 이숙자(가명. 33세)씨는 "가수들을 좋아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큽니다. 하지만 가정도 있고, 어린 친구들과의 정보 교환도 많지가 않아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주로 TV나 컴퓨터 등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공방순이 - "공개방송, 콘서트는 내 몫"
'안방순이'가 다소 소극적인 팬 활동이라면 '공방순이'는 이보다 더 활동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공개 방송이나 콘서트 등이 이들의 주 활동 무대다. 이런 행사들은 날짜와 시작하는 시간, 끝나는 시간이 명확해 미리 계획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다수의 공방순이들은 10대다. 활발한 나이인만큼 가수들을 직접 보고, 현장에서 응원하는 것을 즐긴다. 이런 활동은 학업을 병행하는데도 무리가 없다. 미리 일정과 시간을 확인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풍선, 형광봉 등 응원도구를 흔들거나 플랜카드를 만드는 것도 바로 10대 '공방순이'들의 일이다.
빅뱅 팬인 고등학생 김혜정(19)양은 "사실 고 3이라 가수들을 따라다니는게 눈치가 보일 때가 많아요. 하지만 학교 수업이 끝난 후나 주말에는 시간이 조금 나서 공방을 볼 수가 있죠. 대신 미리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허락을 받은 후에 나갑니다. 기다리는 것에 비하면 공연시간이 짧지만 그래도 직접 볼 수 있어서 선호하는 편이죠"라고 말했다.
◆ 사생팬 - "미용실부터 집까지…"
사생팬은 가장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팬 활동이다. 이들은 가수들의 숙소에 직접 찾아가 기다리고, 미용실, 음식점, 회사, 공항 등에도 나타난다. 좋아하는 오빠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라도 따라 간다. 이들 때문에 가수들이 살기도 혹은 죽기도 한다고 해서 '사생팬'이다.
사생팬 중에는 20대가 가장 많다. 대부분 대학생과 직장인들이다. 이들은 중고등학생에 비해 시간도 자유롭고, 가정의 제약도 덜한 편이다. 거기다 경제적인 능력도 있기 때문에 외부활동이 많은 사생 활동에 적당하다. 물론 육체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많은 지출이 많기도 하다.
동방신기 사생팬인 대학교 3학년생 정다운(가명, 20세)양은 "고등학교 때는 하고 싶어도 사생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면허도 있고, 차도 몰 수 있어 더 수월해졌어요. 시간도 있고, 돈도 있어서 아무때나 내가 원할 때 오빠들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라며 사생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