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의 최고령 남성으로 등록된 111세 노인이 실제로는 약 30년 전에 숨진 것으로 드러나 일본열도가 떠들썩하다. 주인공은 도쿄 아다치(足立) 구에 살고 있는 것으로 구청에 등록된 가토 소겐(加藤宗現) 씨.
도쿄 경찰청은 가토 씨가 정말로 살아있는지 확인해달라는 구청의 요청에 따라 28일 가토 씨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1층 방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운 채 백골로 변한 가토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가토 씨가 약 30년 전에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가족을 유기치사 혐의로 수사 중이다.
가토 씨는 1899년 7월 22일생으로 살아있었다면 만 111세를 갓 넘긴 상태다. 81세인 장녀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등재돼 있다. 아다치 구는 2008년과 2009년 건강한 고령자에게 주는 축하선물까지 보냈다.
구청 측이 가토 씨가 숨진 것 아니냐고 의문을 품은 것은 올해 2월. 담당 공무원이 수차례 집에 찾아가 가토 씨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가족은 “2층에 있는데 아무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수십 년간 병에 걸린 적도 없다”며 계속 면담을 거절했다. 이웃 주민들에겐 “병원에 입원했다”거나 “노인시설에 있다”고 말해 주민들도 가토 씨가 정말로 살아있는지 의문을 품어왔다고 한다. 강제수색권이 없는 구청 측은 경찰에 생사 확인을 요청했다.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이후인 28일 오전 가토 씨의 손녀(53)는 경찰서를 찾아와 “할아버지는 30년 전에 ‘성불하겠다’며 1층 방에 들어간 뒤 나오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매우 엄했기 때문에 방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곧바로 강제수색을 해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가토 씨 부인이 2004년 8월에 숨진 이후 가토 씨 명의의 은행계좌로 유족공제연금 945만 엔(약 1억2800만 원)이 지급된 점을 확인하고 가족이 연금을 계속 받기 위해 사망 사실을 숨겼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일본의 최고령자는 사가(佐賀) 현에 사는 하세가와 조노 씨로 113세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