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사람
요약
8·15광복 전후와 6·25전쟁이 남긴 상처의 흔적을 가족사적 사연을 통해 기록한 유재용의 중편소설.
저자 유재용
장르 소설
발표연도 《현대문학》(1977)
수상 제24회 현대문학상(1978)
본문
제24회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으로 1977년 《현대문학》에 발표되었다. 이 소설은 광복 전후부터 6·25전쟁 전까지 상전에게 모든 것을 약탈당한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서 그리고 있다.
단지와 병국은 허드렛일을 하기 위해 우리 집에 온다. 둘은 어릴 적에 아버지들끼리 술마시면서 농담처럼 한 정혼으로 맺어진 예비부부이다. 열일곱살인 단지와 한살 아래인 병국은 사이좋은 오누이처럼 지낸다. 커갈수록 예뻐지는 단지와 친형처럼 나를 보살피는 병국은 명절 때도 갈 집이 없이 우리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잡는다. 추석이 지난 이틀 뒤 병국의 아버지가 죽었다는 기별이 오지만 우리집은 일본에 유학간 형의 귀국맞이로 바쁘다.
일제 말의 징용과 징집을 피하기 위해 형은 아버지의 주선으로 광산 인부자리를 구한다. 그러나 하루 이틀 몸살을 핑계로 병국을 대신 보낸 형은 아예 그 일을 병국에게 맡겨 버리고 자신은 병자를 가장하고 빈둥댄다. 절간에 피신했던 형은 광복이 되자 돌아온다. 아버지는 떠밀려서 면장이 되고 형은 치안대원이 되지만 얼마 후 공산당이 집권하자 우리집은 토지와 양조장이 몰수당하고 살림집도 위협받게 된다. 추방령을 기다리며 위태롭게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형은 단지와 위장 결혼하겠다고 한다. 병국의 승인 아래 결혼식이 치러지고 첫날밤을 함께 보낸 둘은 부부처럼 터놓고 지내게 된다. 푸줏간집 아들 곰보가 이 틈을 타 병국을 붉은 청년단 행동대로 끌어들인다. 곰보의 사주로 아버지를 마지못해 짓밟게 된 병국은 이 광경을 보고 분노한 동네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아 죽고 만다. 추방령으로 마을을 떠나게 된 우리집은 삼팔선에 접근하자 단지를 따돌리고 우리 식구만 넘어오게 된다.
이 소설은 한가족처럼 정을 나눈 순박한 하인들을, 주인 가족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버리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인공은 아직 속세에 물들지 않은 어린아이이다. 비극적인 내용이지만 화자는 천진난만한 동심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대신에 독자는 단지와 병국이라는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커져옴을 느낀다. 심각한 주제를 딴전을 보듯이 건성건성 이야기하는 시치미 떼기 수법은 작가 유재용의 개성이기도 하다.
유재용은 1936년 강원도 김화에서 태어나 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부문이 당선되었고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작품 《관계》로 이상문학상(1980), 《어제 울린 총소리》로 동인문학상(1987)을 수상하였다. 소설집에 《꼬리 달린 사람》 《누님의 초상》 《성역》 《성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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