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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해녀사랑’, 전복 안 먹어조선닷컴

윤탱여팬 2009. 12. 3. 18:03

정조의 ‘해녀사랑’, 전복 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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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조 임금의 해녀에 대한 애정이 <제주 해녀 사료집>에서 드러나나다고 경향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조선 정조 임금의 애민정신은 머나먼 땅, 제주의 해녀까지 미쳤다. 깊은 바다 속에서 전복을 따다가 조정에 공물로 바쳐야 하는 제주 해녀의 고통을 헤아려 전복을 먹지 않은 것이다. 정조는 전복을 공물에서 면제하는 조치도 내렸다.

해녀에 대한 이 같은 정조의 측은지심은 2일 제주도 해녀박물관이 해녀와 관련된 역사적 기록을 정리한 <제주 해녀사료집>에 담겨 있다. 이 사료집은 <조선왕조실록> 등 각종 사료와 개인문집에 실린 해녀 관련 이야기를 연대순으로 정리해 놓았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알몸으로 목숨 걸고 바다 속에서 전복 등을 캐야 했던 제주 해녀들의 고달픈 삶을 생생히 전해주고 있다. 특히 정조 임금은 제주 해녀의 피폐한 삶에 유독 신경을 많이 썼다.

정조 임금은 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에서 “공물로 바쳐지는 전복값이 단 수십량”이라고 한탄하면서 “이제부터 전복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조선왕조실록>의 정조 14년(1790) 기록은 “제주의 절인 전복을 특별히 공납에서 면제하라”고 적고 있다.

정조 18년(1794)에는 “강제로 큰 전복을 받았을 뿐 아니라 구멍이 뚫리지 않은 전복까지 요구하여 호소할 데 없는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었으니 어찌 밉지 않겠는가”라고 한탄하고 있다.

비단 정조 임금뿐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도 해녀들의 고달픈 삶을 ‘긍휼히’ 여겼다. 세조 6년(1460) 기록에는 “중추원 기건(奇虔·?~1460년)이 제주를 안무하는데 백성들이 전복을 바치는 것을 괴롭게 여기니 3년 동안 전복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고 적혀 있다.

조관빈(趙觀彬·1691~1757년)의 문집인 <회헌집(悔軒集)>에는 “전복이랑 제발 나의 소반에 올려놓지 마소”라는 글이 있다.

조선시대 해녀들이 벗은 몸으로 목숨을 걸고 ‘물질’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도 있다. 조정철(趙貞喆·1751~1831년)이 제주의 풍속 등을 기록한 <정헌영해처감록(靜軒瀛海處坎錄)>에는 “알몸으로 만경파도에 무자맥질”이라 했다. 해녀박물관 좌혜경 연구원은 “‘저승의 돈 벌어 이승의 자식 먹여살린다’는 제주 속담은 바로 해녀를 두고 한 말”이라며 “해녀문화의 전승보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