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공주 무령왕릉 출토품과 동일한 유물들이 전북 남원 두락리 5호 무덤에서 출토됐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은 “남원 두락리 5호 무덤에서 출토된 은제 목걸이, 은제 구슬, 유리구슬, 탄목구슬 등의 유물들을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무령왕릉 출토품과 동일한 점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예컨대, 두락리 고분 출토 은제 목걸이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금제 목걸이(국보 제158호), 금·은제 팔찌와 제작기법이 동일하다. 무령왕릉의 금제 목걸이는 9절·7절, 금·은제 팔찌는 4절로 돼 있다.
국립전주박물관 측은 “남원의 은제 목걸이 역시 4절로 돼 있다”며 “은사 양쪽 끝부분을 가늘게 하고, 은사를 몸체에 감는 방식으로 4개의 마디를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은 무령왕릉의 금·은제 목걸이와 금·은제 팔찌의 연결 방식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남원 무덤에서 나온 2점의 탄목(목걸이 재료)도 중요하게 평가된다. 동일한 것이 무령왕릉에서도 100여점 발견됐다. 탄목은 탄화목 또는 탄정(炭精)이라 불리는 석탄의 일종으로 무령왕릉 유물에서는 탄목을 꿰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양쪽 측면에 구멍을 뚫고 줄로 이어 뀄다”며 “남원의 탄목도 무령왕릉의 유물과 같다. 단, 무령왕릉 유물은 금테가 감겨져 있는 점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밖에 은제구슬과 유리구슬도 두 고분 출토 유물이 흡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원 두락리 유적(전라북도 기념물 제10호)은 가야 고분으로 40기의 무덤이 밀집해 있다. 1989년 5기 무덤의 발굴조사 당시 5호 무덤에서 목걸이 일괄품이 출토됐다. 그 동안 국립전주박물관이 소장, 보존처리를 해왔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지금까지 남원 두락리 유적은 6세기 가야시대에 만들어진 무덤으로만 알려져 왔다”며 “목걸이 일괄품에서 무령왕릉 출토품과 같은 유물이 발견된 것은 백제와 가야의 교류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보존처리를 거친 두락리 고분 출토품은 전주박물관이 마련한 테마전 ‘백제와 가야의 교류, 목걸이와 구슬’을 통해 13일까지 선보인다.
<사진> 두락리 은제목걸이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