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아이돌, 쌩얼과 깔창을 드러내라?

윤탱여팬 2009. 12. 12. 12:42

아이돌, 쌩얼과 깔창을 드러내라?


사진출처: KBS / Mnet

최근 가요계를 일컬어 ‘아이돌 춘추전국시대’라고 부른다. 가요계, 예능계 할 것 없이 아이돌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잠시 주춤했던 아이돌계에 ‘제2의 부흥’이 온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H.O.T, 젝스키스, S.E.S, 핑클로 대변되는 90년대 아이돌이 ‘요정’과 ‘왕자님’이었다면 2009년 아이돌은 제대로 망가지는 ‘개그돌’에 가깝다. 가식을 한 꺼풀 벗은 모습을 보여주며 친근함을 내세우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아이돌은 ‘찬양’의 대상이었다. 빈틈을 보이면 안되는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팬들은 잘 가꾸어지고 틀에 짜여진 모습보다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면모에 열광하는 추세다.

여자 아이돌들은 메이크업을 지운 쌩얼(민낯)을 카메라 앞에 드러내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남자 아이돌들 역시 신발 아래 숨겨둔 키높이 깔창의 존재를 당당히 밝히며 자신의 단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을 재미의 요소로 부각시키고 있다. “아름다우세요”라는 말에 “과찬이세요”라고 대답하던 시대도 갔다. 자칭타칭 ‘여신’ 카라의 박규리는 방송에 나와 자신의 미모를 스스로 자랑하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기고 했다.

브아걸의 가인은 스스로 “화장을 지우면 다른 사람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슈퍼주니어의 이특의 ‘깔창 사랑’은 이미 유명한 일화. 최근에는 방송 중에 깔창을 신발에 밀어 넣은 장면이 포착돼 네티즌들 사이에서 ‘역시 이특!’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7명의 걸그룹 멤버들이 모인 KBS '청춘불패‘는 몸빼 바지를 입은 여자아이돌들이 등장한다. 소녀시대, 브라운아이드걸스, 카라, 포미닛, 티아라, 시크릿를 대표하는 각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의 세련된 모습은 버리고 몸빼 바지를 입고서 시골 마을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제대로 망가지는 모습으로 호감을 쌓은 대표적인 그룹은 바로 2PM. 엠넷에서 방송된 ’와일드 바니‘는 2PM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은 ’짐승돌, ‘개그돌’로 부각시켰다. 카메라가 꺼져 있을 때나 할법한 짓궂은 장난과 배꼽을 잡게 하는 여러 미션들로 하여금 2PM의 인기는 탄력을 받은 듯 솟구쳤다.

그렇다면 왜 대중들은 아이돌의 이러한 ‘반란’에 열광하는 것일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잘 갖춰진 모습만 보여주는 아이돌들 ‘망가짐’은 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자 스타들의 또 다른 매력 발견의 기회로 다가갔다.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는 형식적인 모습보다는 이들의 일상생활과 꾸밈없는 모습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스타들의 사생활을 쫓는 사생팬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치.

예전이었다면 ‘깬다’라는 평가를 들었을 아이돌의 솔직담백한 모습들이 이제는 하나의 개성과 친근함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리얼'이라는 이름으로 정제되야 할 것까지 그대로 전파를 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10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아이돌이니 만큼 진정성이 바탕이 된 진솔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