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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가수? 노래 보다 춤을 춰라

윤탱여팬 2009. 12. 13. 14:36

인기 가수? 노래 보다 춤을 춰라



[OSEN=손남원 기자] 노래 못하는 가수들이 부쩍 늘고 있다. 요즘 가요계가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노래 보다 포인트 춤으로 승부하는 그룹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섹시한 여성미를 강조하는 걸그룹들이 주류로 나서면서 포인트 춤의 중요성이 예년보다 더욱 커졌다. 포인트춤은 원더걸스의 '텔미'가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댄스 동작들을 앞세워 국민 가요로 자리잡으면서 후크송에 이어 가요계 흥행 공식으로 부상했다.

올 상반기, SM의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가 '지지지'를 읊조리며 게걸음으로 무대를 오갈 때마다 20~30대 남성팬들이 열광했고 중년 아저씨들까지 은근슬쩍 탄성을 내질렀다. 여성스런 매력을 포인트춤으로 강조하는 걸그룹은 더이상 10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연예기획사들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킨 계기였다.

이어서 YG의 2NE1은 약간 건방진 눈빛 아래 손가락을 까까닥까닥 흔드는 '노노노춤'으로 상반기 끝무렵의 가요 차트를 휩쓸었다. 2NE1의 4명 멤버들이 깔끔하고 귀여운 손놀림으로 '아이 돈 케어~'를 외칠 때, 역시나 연령층 불문의 남성팬들이 환호했다.

소녀시대와 2NE1의 대박 사례를 지켜본 연예기획사들은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포인트춤 공략에 나섰다. '미스터'의 카라가 쑥 내민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면서 세간의 화제를 모았고 브라운아이드걸스는 거만하게 팔짱 끼고 골반을 좌우로 퉁기는 시건방춤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다른 걸그룹들도 저마다 포인트춤에 주력하며 노래 보다 춤을 강조하는 데 혈안이 됐지만 이들의 화끈한 성공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가요계 움직임이 노래 보다 춤, 춤도 본격적 안무 대신 간단한 포인트 춤으로 캐주얼화 되면서 이에따른 부작용도 만만치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래는 안들리고 춤만 보인다'는 가요팬들의 원성이 자자한데다 '인기 가요의 생명력이 길어야 한 두달로 짧아졌다'는 업계 자성론도 높아지고 있다.

한 가요 제작자는 "노래를 대충 만들어도 안무만 뜨면 되는 시대다보니 작곡 작사에 들일 노력을 포인트춤 개발하는데 다 쏟고 있다"며 "모든 사소한 동작에서 안무를 따내려는 아이디어 경쟁만 치열해졌다"고 실상을 밝혔다.

쉬운 멜로디의 반복인 후크송에 이어 간단한 안무의 반복인 포인트춤까지 덧붙여지면서 갈수록 기계화되고 단순화되는 게 요즘 가요고 가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