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했던가. SBS 수목극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부성철, 이하 ‘여친구’)는 종영했지만 마지막까지 시청자에게 동화 같은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을 선사했다.
9월 30일 밤 방송된 ‘여친구’ 는 서로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내어주려 했던 미호(신민아 분)와 대웅(이승기 분)이 결국 둘 다 살아남고 사랑을 완성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극중 미호는 끝내 대웅의 앞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죽음을 맞았다. 하지만 삼신할머니가 “구미호가 진실된 신랑을 구하면 인간세상에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 미호와 대웅은 재회했고, 서로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결말을 맺었다.
‘여친구’는 첫 전파를 타기 전부터 ‘시청률 40%의 사나이’ 이승기, ‘여신’ 신민아 등의 스타캐스팅과 ‘환상의 커플’ ‘미남이시네요’ 등을 쓴 ‘홍자매 작가’의 집필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여친구’는 기대만큼의 시청률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시청률 40%를 넘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던 경쟁작 KBS ‘제빵왕 김탁구’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미 골리앗으로 성장한 ‘제빵왕 김탁구’가 점령해버린 시청률 전쟁에 입추의 여지가 없었던 것.
비록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여친구’를 실패한 드라마로 평가할 수는 없다. 시청률만 안 나왔을 뿐이지 드라마의 화제성은 최근 방영된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지대했기 때문.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여자친구가 신민아처럼 옷을 입거나 말투를 따라한다”면서 ‘신민아 구미호 따라잡기’ 열풍이 불었고, “사이다를 ‘뽀글이물’이라 부른다”, “비만 오면 신민아가 울고 있는 것 같다” 등의 글들이 쏟아지며 시청자들 사이에 ‘여친구’의 여파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친구’의 주말 재방송 시청률이 본방 시청률보다 높게 나오면서 다시 한 번 드라마의 인기척도는 본방 시청률로만 평가할 수 없음을 증명했다.
‘여친구’는 마지막까지도 동화 같은 색깔을 간직한 드라마였다. 미호와 대웅이 목숨까지 내놓을 정도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미호의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 대웅의 흔들리지 않는 마음 등 모든 게 사랑스러움 자체였다.
이런 이유로 미호와 대웅을 연기한 신민아, 이승기는 ‘여친구’를 통해 좀 더 이미지가 좋아지는 효과를 봤다. 두 사람은 성별을 떠나 광고계에서 섭외 1, 2위를 다툴 정도로 대중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다.
이렇듯 '여친구'는 시청률 외 모든 면에서 성공한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오는 10월 6일부터 ‘여친구’ 후속으로 고현정, 권상우, 차인표, 이수경 주연의 ‘대물’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