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우결'의 비극, 쇼를 멈출까요?-연예인 관련이 아니라서 여기 올립니다..

윤탱여팬 2009. 4. 12. 11:35

'우결'의 비극, 쇼를 멈출까요?


 

MBC 예능 터줏대감 '일요일일요일 밤에' 대표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가 출연자들의 연달은 진짜 열애 발표로 시청률 하락 등 고초를 겪고 있다. '우결'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스타 웨딩 버라이어티를 내세운 '우결'은 '현대인의 연애와 결혼법칙을 유쾌하고 리얼하게 풀어본다'며 '과연 이 사람은 평생을 함께 할 내 반쪽이 될 수 있을지, 일등신랑감, 신부감으로 손꼽히는 연예인들의

좌충우돌 가상 결혼생활이 시작된다'는 프로그램 제작 의도를 밝히고 있다.

어차피 거짓일 수 밖에 없는 젊은 연예인 남녀의 결혼생활을 요즘 예능 프로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 방식으로 만들려는 신선하고 참신한 시도였다. 주위의 우려와 달리 '우결'은 첫 방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쇠잔해져가던 '일밤'의 구원 투수로 떠올랐고 한동안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랬던 '우결'이 언제부터인가 시청자 이탈로 경쟁 프로인 KBS 2TV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의 인기 코너들에 더블 스코어 차로 눌리기 시작했다. 1~3기로 출연 커플들을 교체 투입하는 과정에서 잠깐씩의 침체를 겪은 게 아니라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출연진들의 연달은 진짜 열애 발표가 시청자들의 환상을 무참히 깨버렸다는 점이다. 코너 속에서 알콩달콩 사랑싸움을 연출하는 출연 커플들의 결혼 생활이 짜고 치는 고스톱인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럼에도 '우결'을 보게되는 건 출연 커플들 사이에 진짜 사랑이 꽃피지 않을까 하는 시청자들의 기대와 바람 때문. 막상 '진짜 애인은 여기 있다'고 들이대는 출연자가 등장하면서 시청자 눈에 씌운 콩깍지가 여지없이 벗겨진 셈이다.

'우결'의 인기 커플 가운데 하나였던 화요비-환희의 경우가 그렇다. 이 둘은 마지막 출연에서 화요비가 ‘환희와 단 하루라도 닭살 부부로 살고 싶다'는 소원을 빌고 이를 들어주는 내용을 방송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얼마후 화요비는 자신의 진짜 애인과 사랑에 빠진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우결' 제작진과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어 '우결' 초창기 돌풍의 주역이었던 알신 커플의 신애가 올 5월 결혼 발표를 하자 시청자 반응은 다시 들끓었다. '알렉스는 어떻게 살라고 배신하냐' '두 사람의 사랑 만큼은 진실해보였는데 결국 쇼를 한 것이냐'고 비아냥거리는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그나마 화요비와 신애는 '우결'에서 빠지고 나 다음의 이야기다. 이번에는 '우결' 3기로 재투입돼 걸스그룹 '소녀시대'의 리더 태연과 부부로 연을 맺은 정형돈이 미모의 방송작가와 열애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정형돈-태연 커플의 가상결혼이 새롭게 시청자 관심을 끌고 있고 한창 방송중인 상황인지라 그 충격파는 신애, 화요비 보다 몇 배로 증폭돼 '우결'을 강타했다. '우결' 커플들의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봐줄 시청자의 마지막 여유마저 거둬가버린 한방이었다.

리얼을 표방했던 '패밀리가 떴다'가 출연자들의 대사와 몸짓 하나까지 세세히 적은 대본 노출로 곤욕을 치렀던 것과는 물론 의미가 다르다. '우결'은 엄연히 가상 결혼이란 사실이 전제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설사 연기일지언정 어느 정도의 감정은 있지 않겠나 라는 게 시청자 속마음 이다.

그 손톱 만큼의 기대마저 사라진 버린 지금에는 '우결'이 쇼를 계속할 지 멈춰야할 지의 고민을 시작해야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