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베일 벗은 ‘신데렐라맨’ 풀어야 할 숙제는?

윤탱여팬 2009. 4. 16. 18:44
베일 벗은 ‘신데렐라맨’ 풀어야 할 숙제는?

 


권상우 윤아 주연 MBC 새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맨'이 15일 베일을 벗었다.

이날 첫 장면은 70~80년대 시대적 배경에 한 중년 귀부인이 시골 조산원에서 갓 태어난 신생아를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감춰진 출생의 비밀이 작품의 주된 갈등요소가 될 것을 가늠케 하는 장면.

이어 작품의 배경은 현란한 레온사인이 빛나는 현대의 동대문 시장으로 바뀌었고 수많은 인파 속에서 큰 가방을 메고 달려가는 주인공 오대산(권상우 분)의 모습이 등장했다. 오대산은 동대문 시장 뒷골목에서 지방 상인을 위한 옷 사입과 명품 카피를 위한 몰카 대행까지 서슴지 않는 생활력으로 똘똘 뭉친 업계의 기대주.

콧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시장을 돌던 대산은 전화 한통을 받고 얼굴빛이 어두워져 병원으로 달려갔고 그곳에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여주인공 서유진(윤아 분)이 있었다. 유진은 프랑스 파리의 유명 디자인학교에서 수학중인 인재이나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과 어려워진 집안형편으로 아버지가 운영하던 동대문 도매상을 책임져야 할 상황. 유진과 대산의 만남은 앞으로 동대문 시장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꿈과 사랑을 펼쳐나갈 두 사람의 인연을 예감케 했다.

그 시각, 다른 한편에서는 소피아 어패럴의 차남인 이준희(권상우 분)가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귀국했다. 준희는 새어머니, 배다른 형과 잘 섞이지 못한 채 십년 째 혼자서 외국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고인의 유언장에 적힌 상속내용이 공개됐고 회사지분이 준희와 형 이재민(송창의 분)에게 각각 40%씩 나눠지며 두 배다른 형제의 대립을 예고했다.

또 준희는 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통해 자신을 낳다 돌아가신 줄 알았던 어머니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날 방송 말미에서는 똑 닮은 외모를 가진 준희와 대산이 우연히 마주치게 되며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는 쌍둥이란 사실을 암시했다.

이처럼 이날 첫 방송은 등장인물들의 만남과 배경을 소개하며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첫 방송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작품의 전체적인 색깔과 분위기, 스토리라인을 짐작케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단계.

우선 동대문 시장이라는 작품의 배경은 기존의 드라마에서는 거의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것으로 신선한 느낌을 선사했다. 특히 젊은 주인공들의 꿈과 사랑, 열정을 드러낼 수 있는 배경으로는 안성맞춤이라는 평가.

반면 한국 드라마의 통속적 소재로 꼽히는 출생의 비밀, 재벌가 형제들의 회사소유권 다툼 등은 그 동안 숱한 작품에서 펼쳐왔던 식상한 소재다. 또 현대판 '왕자와 거지'를 표방한 사실이나 여주인공이 어려워진 집안형편으로 홀로서기를 하는 것, 앞으로 장세은(한은정 분)과 일과 사랑에 있어 라이벌관계를 형성하는 설정도 뻔한 이야기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날 방송 후 시청자들은 ‘신데렐라 맨’ 시청자게시판을 통해 “동대문이란 배경이 신선하다. 뭔가 젊음과 활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현대판 왕자와 거지, 잘만 그리면 재미있는 전개가 될 것 같다” 등 기대감을 표했다.

일부는 “출생의 비밀, 재벌 2세가 빠지면 드라마가 안 되는가” “캐릭터가 식상하다” 등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진부한 소재를 어떻게 참신하게 그려낼 것인가'라는 과제를 떠안은 ‘신데렐라 맨’의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