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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올해 힘 좀 쓰는 이유 3가지

윤탱여팬 2009. 5. 14. 16:59

한국영화, 올해 힘 좀 쓰는 이유 3가지



2009년 한국영화가 달라졌다. 관객이 늘었고 수익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팬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아졌다는 게 기쁜 소식이다. 지난 2년동안 '위기론'에 휩싸였던 한국영화의 빠른 회복세,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2007~2008년 2년동안 한국영화에 끼었던 제작비와 공급 거품이 쫙 빠지면서 수준 이하의 영화들이 걸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충무로는 아직까지 투자 가뭄에 목마르고 있다. 눈에 확 들어오는 시나리오와 특급 감독, 주연 배우를 갖고서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같은 돈줄 고갈은 역설적으로 진짜 좋은 영화 아니고서는 아예 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한국영화 구도를 만들었다. 한 해 제작편수가 100편을 넘어갈 정도로 거품이 끼었던 2007년 당시에는 관객을 실망시키는 졸작들이 수두룩했고 결과적으로 한국영화를 외면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둘째는 지난해 연말부터의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가 관객 증가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경제가 어려울 때 서민들은 영화 관람의 빈도가 오히려 높아진다. 적은 돈으로 큰 즐거움을 찾는 수단으로 영화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강한섭)의 '2009년 1월~4월 한국영화 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4월 한국 영화 관객수는 총 366만 1040명으로 전월인 2009년 3월 291만 8624명 보다 25.4% 올랐다. 지난해 동월인 2008년 4월 171만 965명에 비해서는 무려 53.5% 급증한 스코어로 요즘 극장가의 활황세를 수치로 증명했다.

셋째는 흥행영화와 다양한 기대작의 연달은 개봉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2월 '추격자'의 깜짝 등장이후 한동안 흥행작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침체 기간이 길었고 상대적으로 외화의 강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연초 부터 극장가 흥행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년도 개봉작인 ‘과속스캔들’과 ‘쌍화점’이 1분기까지 흥행을 지속하는 가운데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1월 상상 이상의 대박을 터뜨리면서 롱런 행진을 계속했다.

여기에 ‘마린 보이’ ‘작전’ ‘핸드폰’ 등 기대작들이 부진했지만 ‘그림자 살인’과 ‘7급 공무원’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하면서 관객의 선택 폭을 높였고 이 가운데 '7급 공무원'은 4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예술영화 임에도 5월 개봉 첫주말 138만명을 동원하는 쾌거를 이뤘고 해외영화제에서 선전한 독립영화 ‘똥파리’도 선전하는 중이다. 또 원빈-김혜자 주연, 봉준호 연출의 '마더'가 곧 막을 올리며 7월에는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해운대'가 기다리고 있다.

양적으로는 한국영화 르네상스와 거품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질과 다양성에서는 한층 안정감을 찾은 게 요즘 충무로 상승장의 비결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