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허당 이승기, 나쁜 남자로 주말극 정상

윤탱여팬 2009. 5. 24. 14:21

허당 이승기, 나쁜 남자로 주말극 정상



이승기가 두 얼굴의 사나이로 주말 TV를 휩쓸고 있다. 일요일 저녁 KBS 2TV 예능 '1박2일'에서는 순수하고 밝은 미청년 '허당'으로, 토 일 SBS 주말극 '찬란한 유산'에서는 못되고 버릇없고 준재벌가의 후계자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는 중이다.

일단 '찬란한 유산'은은 주말 경쟁 드라마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지난 주까지 엎치락뒤치락 1위 경쟁을 펼치더니 이번 주부터는 대세가 이승기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TNS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찬란한 유산'은 23일 전국 시청률 26.8%를 기록해 '솔약국집 아들들'의 21%를 5.8%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뉴스특보와 고인의 특집방송들이 집중된 이날, 시청률 20%를 넘은 프로는 단 두 개였고 '찬란한 유산'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이승기는 요즘 연예계 트렌드인 팔방미인으로서의 자질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본업인 가수로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뒤 '1박2일'에 출연하며 발군의 예능 감각을 뽐냈고, 이어서 연기자로도 재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데뷔곡 '내여자라니까'를 히트시킬 당시 꽃미남 고교생의 풋풋한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다. 하는 행동마다 서투르고 어슬프지만 절대 미워할수 없는 캐릭터 '허당'으로 '1박2일'을 KBS의 간판 예능으로 키우는 데 큰 몫을 했고 SBS에서는 '조강지처클럽'에 이은 또하나의 최강 주말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선물한 셈이다.

드라마 초반 양쪽으로 엇갈렸던 그의 연기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인 쪽으로 의견이 몰리고 있다. "표정과 대사가 따로 논다" "왠지 연기가 어색하다' 등의 지적 글들이 점점 줄어드는 대신에 "연기에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이미지 변신을 제대로 했다"라는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이승기가 맡은 선우환 역은 준재벌 진성식품 여사장의 금쪽같은 손자지만 개념 없고 안하무인 성격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뺨을 한 대 올려부치고 싶을 정도로 못된 짓을 골라서 하고 다닌다.

2시간 여 앞선 일요일 저녁, '1박2일' 6인 MC의 막내로 온갖 장난에 시달리는 이승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똑 부러지게 생긴 외모, 말투와는 반대로 가끔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허당의 모습을 '찬란한 유산'에서는 찾아볼 길이 없다. 이승기 팬들과 시청자로서는 다소 혼선을 느낄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는 요즘 연예인들이 반드시 풀어야할 이번 숙제를 이승기는 멋지게 해결하며 찬란한 주말을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