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황인혜 기자] 걸그룹 소녀시대(태연 유리 수영 윤아 서현 제시카 티파니 써니 효연)가 3040에게 끼치는 영향은? 지난 16일 방송된 KBS1 '수요기획'에서 소녀시대의 삼촌부대 열풍을 진단했다.
소녀시대는 올해 'Gee'(지) 신드롬을 일으키며 제24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 국민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이 걸그룹을 평정하기까지 30~40대 삼촌부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빼놓을 수 없다.
여자가수 최초로 온라인 팬클럽 회원 100만명을 넘긴 소녀시대는 가장 많은 삼촌부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거리에서 만난 30~40대 남성 가운데 멤버 5명 이상을 아는 사람은 무려 40%를 육박했다.
게다가 지난 11월 모 사이트에서 남녀 직장인 1239명을 설문 조사한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소녀시대가 카라, 브라운 아이드 걸스, 2NE1, 빅뱅을 제치고 46.3%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남성 직장인에게 소녀시대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물론 과거에도 걸그룹은 있었다. 걸그룹 1세대인 SES와 핑클은 10~20대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지금처럼 30~40대 팬들이 삼촌부대를 형성해 조직적으로 팬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게 차이점이다.
이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김작가는 "과거의 걸그룹은 좋아해도 드러내기가 민망했다면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이후 걸그룹은 노골적인 섹시함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굉장히 귀여워, 팬보다는 삼촌 같은 느낌으로 그들을 지켜보고 지지하고 좋아한다라고 하는 자기 합리화를 가능하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소녀시대가 이승철의 '소녀시대'를 리메이크한 것 역시 삼촌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윤아는 "이승철 선배님의 곡으로 활동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부터 삼촌팬분들이 생겼다. 향수처럼 느끼셔서 관심을 가져주셨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심리학교수의 자문을 얻어 30~40대 남성들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소녀시대를 좋아하면서 얻게 된 것으로 젊음에 대한 추구를 1위로 꼽았으며 뒤를 이어 유행에 합류하는 소속감,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걸그룹은 가사가 쉽고 리듬이 반복적이기 때문에 중년 남성들이 따라 부르기 쉽고, 단지 바라보면서 수동적으로 좋아하는 대상이 아닌 적극적 참여를 통해 본인이 아직도 20대 같이 젊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 이에 열광한다는 것.
또한 소녀시대가 스트레스 해소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게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30대와 40대 남성 두 명을 상대로 뇌파 측정 실험을 한 결과, 우울한 뉴스를 약 10분간 보여준 후 소녀시대가 등장하는 영상을 보게 했더니 30대는 27%, 40대는 무려 40%나 스트레스 지수가 떨어졌다.
이날 방송 말미 '수요기획' 제작진은 "불황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대가 탄생시킨 걸그룹의 삼촌부대, 그들은 사상 유래가 없던 걸그룹 열풍의 동력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삶의 힘을 갈망하는 우리 시대의 초상이다"며 삼촌부대의 탄생과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