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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가야 드라마 '김수로'가 남긴 것

윤탱여팬 2010. 9. 19. 14:12

첫 가야 드라마 '김수로'가 남긴 것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잊혀진 제국 가야를 브라운관에 되살린 MBC 주말 특별기획 '김수로'(극본 장선아 한대희·연출 장수봉)가 지난 18일 종영했다.

고구려를 다룬 '주몽'과 '바람의 나라', 신라를 다룬 '선덕여왕'에 이어 탄생한 첫 가야 드라마 '김수로'가 남긴 것은 무엇이 있을까.

'김수로'는 한국 드라마에서 조명된 바 없었던 가야를 다룬 작품으로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제한된 사료로밖에 남아있지 않은 가야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 제작진은 김해시의 지원 아래 무려 20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가야역사테마파크'를 건설하고 사실적이고도 정교한 가야 문화를 그려가는 데 힘썼다.

그 결과 '김수로'는 세트장 내 대규모 야철장에서 가야의 우수한 철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 지배계층의 장례를 지낼 때 노비를 산채로 묻는 순장을 처음으로 묘사했다.

극중 순장은 주인공 김수로가 기존 통치체계에 반감을 품는 계기로 그려졌다. 또한 역사에도 등장하는 인도 공주 허황옥(서지혜 분)과 김수로의(지성 분) 첫 국제 결혼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타이틀롤인 김수로는 인간적인 군주의 모습으로 기존의 왕 캐릭터와 차별화했다.

주인공 지성은 김수로왕을 기존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위엄 넘치는 왕 대신 가야 연합체를 이끌었던 화합과 평등의 군주로 그렸다. 아효 공주(강별 분), 허황옥(서지혜 분)으로 이어지는 러브라인 또한 주목받았다.

지성은 이에 대해 "직접 야철 기술을 전파했던 것에서도 김수로의 통합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보다는 해맑게 잘 웃고 친근한 왕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김수로를 중심으로 갈등하며 반목하는 주변의 캐릭터들 또한 강한 카리스마를 뿜었다. 신귀간 역의 유오성, 정견비 역의 배종옥은 남다른 존재감으로 주인공 못잖은 주목을 받았고, 수로의 경쟁자 석탈해 역의 이필모 또한 사극에서 180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안타까운 점은 초반 CG 논란 등에 시달리면서 두터운 시청층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 방송 도중 분위기 반전을 꿈꾸기는 했지만 결국 실패, 10%초반의 시청률로 지난 5개월을 마감했다.

그러나 '김수로'의 여운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KNTV를 통해 방송중인 '김수로'는 다음달부터 후지TV를 통해 방송을 앞뒀다. 또 고구려, 신라, 그리고 '김수로'의 가야를 거쳐 KBS 1TV 첫 백제 드라마 '근초고왕'이 방송돼 한국의 엣 역사 드라마의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