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수목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가 첫방송에서 시청률 17%를 기록하는 등 대박을 터뜨리면서도 주인공 윤은혜의 연기력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윤은혜 연기력이 문제가 되는 건 연기자 전업 3년 내내 주인공으로 활약했지만 혜나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은혜-이용우, 캐릭터도 못 살린 ‘발연기’
정덕현 대중문화칼럼니스트는 “연기력에 대해 얘기할 때 그 연기자가 맡은 ‘캐릭터’ 자체의 문제와, 배우의 연기력을 따로 생각해야 한다. 윤은혜, 이용우 등은 이들이 맡은 캐릭터가 충분히 매력적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윤은혜는 한국판 패리스 힐튼, 여자 ‘구준표’라 불리는 오만불손한 재벌가 상속녀 강혜나 역을 맡았다. 강혜나는 구준표 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이민호가 호평 받은 것에 비해 윤은혜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부정확한 발음과 감정이 제대로 실리지 않은 연기는 “‘커피프린스 1호점’보다 연기가 퇴보한 것 같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오히려 데뷔 초반 연기력 논란을 빚었던 윤상현이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스타일’에서 출연 중인 이용우는 드라마 데뷔에서 주인공으로 파격 캐스팅됐지만 미숙한 연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용우가 연기하는 포토그래퍼 김민준은 전직 모델로 실력, 패션 센스, 쿨한 성격, 훤칠한 외모로 여심을 흔든다. 하지만 실제 모델 출신 이용우의 미흡한 연기력과 어딘지 모르게 구부정하고 어색한 자세는 ‘김민준’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반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문제 때문에 연기력까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철퇴를 맞는 억울한 경우도 있다. ‘선덕여왕’의 엄태웅, ‘스타일’의 이지아 등의 연기 논란은 연기자체 보다는 캐릭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진 경우라 하겠다.
서우-임주은-김남길, 드라마 구한 ‘명연기’
반면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빛을 발하는 배우도 있다.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는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지만 여주인공 서우의 귀여운 외모와 자연스러운 연기는 엽기발랄한 여주인공 ‘장버진’의 매력을 120% 살렸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혼’의 여주인공 임주은은 10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여주인공에 캐스팅된 신예다. 임주은이 연기하는 윤하나는 정의감 넘치는 캐릭터지만 빙의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면서 괴력을 발한다. 신인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 소화하고 있다는 평이다.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이 시청률 상승세에 가속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비담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이다. 기존 캐릭터와 스토리에 시청자들이 익숙해질 때 즈음해 미실이 버린 아들 비담이 등장해 새로운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게다가 비담을 연기하는 김남길은 살기 가득한 카리스마 무사의 모습과 엉뚱하고 천진난만하고 눈치 없는 코믹한 모습까지 자유자재로 연기해 비담의 매력을 극대화했다.